아영이의 글을 읽으며
고교시절에 나를 뒤돌아 보고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그 무엇이 그리도 분주했던지 아영이를
주일날 마주치며, 우선 나를 소개하며
미소를 보냈지만 그동안 나와 같은 심정으로 글을 남기신
국민대 이혜경 교수님의 글을 아영양에게 드리고져 합니다.
부디
잘 감당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아영이가 되길 바라며 옮김니다.
하나님은 아영이를 사랑하십니다.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직업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끼치는 영향력
은 어떤 직업보다도 큽니다. 성공한 배우들에겐 멋있는 외모는 물론이고 세상
사람들이 일생을 바쳐서 얻고자하는 돈과 명예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그들 중 어떤 이들은 세상을 구원할 것 같은 아름다운 힘을 가지고도
자신의 영혼 하나 감당하지 못하고 목숨을 끊어버릴까요? 배우는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위험하고 어려운 직업이지요. 영과 혼과 육,
모든 면에서요.
우리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보면 신들렸다 고 합니다. 연기란 자기가 아닌
다른 존재의 영혼을 자신의 영혼과 육체에 담아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배우에게
는 영적 통찰력과 민감한 감성, 그리고 풍부한 상상력이 있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그 감정을 자신의 신체를 통해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는 신체
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열려있어야 합니다.
열려있다는 말은 자기를 보호하려는
자의식이 없이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의 상태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비워놓는다
는 말입니다. 자신은 사라지고 타인의 영혼과 육체를 덧입는 일, 그것이 바로
연기의 과정이자 목표입니다. 바로 여기에 연기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자신이 연기하는 역할이 건강하고 평안한 인격이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역할
은 극적인 상태에 놓였습니다. 심리적인 균형이 깨어졌거나 위협에 노출된 상황
고도의 갈등과 긴장 안에서 극도의 절망이나 욕망에 사로잡힌 상태, 그들의 상
황이 극한적 일수록 그 드라마는 더 재미있고, 그 역할을 실감나게 할수록 그
배우는 대중의 우상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맡은 역할을 진실하게 구
현하려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배우일수록 더욱 타인의 영혼과 극적인 상황에
몰입하게 됩니다.
불행한 일은 이같은 과정을 거쳐야하는 배우들이 대부분 영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모든 예술처럼, 그리고 다른 모든 영적인 작업처럼 연기에도 분명히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원리와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그 방법론을 제대로 익히면 역할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후에는 그 역학의 심리적 상태에서 쉽게 빠져 나올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역할의 잔재가 오래도록 남아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그런데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우가 그냥 타고난 끼 로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대중은 물론이고 연기자를 다루는 감독이나 주변 관계자들도
배우들이 겪어내는 심리적 진통에는 무지합니다.
더 나가서 연기를 잘 모르는 일부 감독들은 배우의 작업 과정이나 심리적인 상태보다는 배우를 통해서 만들어내고 싶은 효과에 집중합니다. 감독이나 제작자들의 요구에 순응해야 인기와 돈을 얻을 수 있다면 자신이 그 대가로 치루는 것이 영혼의 흔들림과 사생활의 희생이라는 사실은 얼마나 잊어버리기 쉬울까요?
지금도 사회나 교회가 배우를 대하는 이중적 태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대중연예인으로서 인기와 돈은 몰아주지만 그들이 직업인으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과 작업과정에서 겪는 고뇌에 대한 이해는 부족합니다. 대중은 배우들을
열광적으로 사랑해주는 존재 기반이지만 그들의 사랑은 얼마나 덧없고 변질되기
쉬운지요. 그래서 배우는 환호하는 군중 속에서 더욱 외롭고 불안합니다.
그런가하면 배우란 언젠가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기회를 위해 자신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자신을 단련시키면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인내심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배우들이 그 과정에서 자신을 지켜내지 못하고 넘어집니다.
어떤 이들은 그와 같은 긴장을 잊기 위해 술과 마약을 찾고, 어떤 이들은 너무
갑자기 주어진 부와 명성으로 사치와 쾌락에 빠져들며, 어떤 이들은 불안한 미래를 엿보기 위해 점술에 의지 합니다.
교회는 무엇보다도 배우들이 진지한 직업인 건강한 생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합니다. 그들 직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인격적으로 대해 주어야합니다. 유명한 배우들이 교회에 찾아올 때 그들을 호기심으로 구경하면서 그들이 미처 신앙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는데 교회 홍보 수단으로 내세우거나 율법적인 기준을 강요한다면 그들은 갈 곳을 잃어버립니다.
교회는 그들이 안심하고 자신의 삶을 나누면서 신앙에 대해 탐색할 수 있도록
그들의 사생활을 보호해 주어야합니다. 공동체 식구들은 그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역할과 가치를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서포터즈가 되어야합니다.
그리고 배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갑작스레 생긴 돈과 명예를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그리고 인기인과 자연인으로서 삶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길잡이가 되어야합니다.
교회는 그들이 들어와서 번잡한 삶의 짐을 내려놓고, 영적인 갈증을 채우고,
자신의 소명을 확인하고 나가는 곳이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그런 곳인 것
처럼요. 사울에게 쫓기던 다윗이 성소에 들어와 빵을 구할 때 제단의 빵을 내어준 아히멜렉처럼 율법을 문자로 해석하지않고 생명을 살리는 정신으로 해석하는 유연성이 필요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자유롭게 자기 자신일 수 있도록, 그리고 영적인 갈증을 충분히
해갈할 수 있도록,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직업이 이 시대 하나님의 소중한 도구라는 사실에서 힘을 얻어 영적인 무장을 갖추고 다시 험한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합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엘라 골짜기 전투에서 전리품으로 가져온 칼을 간직했다가 무기로 돌려주는 아히멜렉처럼 .....
하나님은 성경에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로 하나님의 계획과 마음을 우리에게 전하십니다. 과거에는 그 내용이 글로 전해졌지만 이 시대에는 연극과 영화가
그 이야기를 전하기에 가장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수단입니다.
배우는 글로 서술된 이야기를 이 시대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의 삶으로 되살리는
사람들입니다. 인간들의 모습을 진실되게 보여주는 연극이나 영화는 꼭 성경의
내용이 아니더라도 하나님 나라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설사 그것이 타락한 영혼에 관한 내용이라도 그것을 통해 관객이 인간의 죄성에 대해 절망할 수 있다면, 그래서 구원을 갈망하는 자신의 영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 영화나 연극은 하나님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절망스러운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있는 힘을 다했기 때문에 손상되는 배우의 영혼을 우리가 어떻게 함부로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더 중요한 것은 배우가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비밀을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 입니다. 배우가 언어로 쓰인 대본으로부터 출발해서 자신의 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담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말씀에서 출발해서 우리 몸에 예수 그리스도의 영을 담아 그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고자하는 성화의 과정과 많은 유사점이 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비밀... 우선 배우는 성경을 읽으면서 마치 대본을 읽듯이 살아있는 사람의 이야기로 호흡과 몸짓을 넣어 읽는 상상력이 뚜어납니다. 그리고 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거치는 과정, 즉 자신을 비우고 그 인물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행동의 동기를 찾아내고 그가 함직한 생각과 느낌을 찾아서 몸에 담아내는 과정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비우면서 예수님을 묵상하고 예수님이 하셨을 생각과 관계를 닮아가려는 신앙의 여정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크리스천들은 배우에게 갈채를 보내거나 비판하는 관객으 입장을 넘어서 그들을 위해 중보해야 합니다. 인간의 모습을 진실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구원을 찾도록 하는 도구가 되는 배우가 정작 자신은 실족해서 믿음을 저버린다면 하나님은 얼마나 슬프실까요?
우리는 성령님이 그들을 맘몸신의 유혹과 주술의 영으로부터 보호해 주시도록, 그들에게 특별한 임무를 받은 자로서의 소명의식과 지혜를 부어 주시도록,
외롭고 험하고 힘든 과정에서 하늘로부터 오는 위로와 평안으로 채워주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와같은 성령의 일하심을 직접 몸으로 전할 수 있는 크리스쳔 친구들을 보내주시도록, 우리 각자가 그런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자신과 교회를 위해서도 기도해야 합니다.
성령충만은 경건의 능력 이전에 생명과 죽음을 가르는 구원의 갈림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매스미디어의 시대, 한 배우의 선택은 자신의 운명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빛과 어둠의 갈림길로 끌고 가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 우리를 위해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넣는 위험하고 어렵고 외로운 직업을 가진 배우에게 주님의 위로와 평안과 구원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눈에 보이는 부요함에 속지않고 심령이 가난한 자가 되로록.....
무대나 스크린에서 빛나는 스타가 될뿐만 아니라
저멀리 우주적 하나님의 눈에도 아름다운 빛이 되도록.....
구원의 아름다운 깃발로 나부끼도록.....